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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 스토리] ‘1마일, 4분 벽’ 깬 배니스터, 영국 육상의 별이 지다

작성자 : 이일의
    
     [His 스토리] ‘1마일, 4분 벽’ 깬 배니스터, 영국 육상의 별이 지다   
       이선목 기자
       입력 : 2018.03.05 17:06  
    
    First Four Minute Mile-HQ(Roger Bannister:1954)
    
    https://youtu.be/wTXoTnp_5sI
    
    1954년 5월 6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트랙 경기장에 긴장감이 흘렀다. 1200여명의 관중들은 한 선수의 
    기록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록은…” 장내 아나운서는 잠시 말을 멈춘뒤 다시 입을 열었다. “3분…” 경기장은 격렬한 함성과 흥분으로 
    가득찼다고 영국 ‘더 타임스’는 전했다. 정확한 기록은 3분 59.4초였다. 역사상 최초로 1마일(1.6㎞) 달리기
    에서 ‘마의 4분’ 벽을 깬 순간이었다.
    
    기록의 주인공은 영국 아마추어 체육인 협회(AAA) 소속의 로저 배니스터. 배니스터는 “내가 뛰어넘은 것은 
    정신력의 한계다. 4분 기록을 깨는 것은 에베레스트 정복처럼 인간의 정신력에 도전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그가 기록을 낸 뒤 한달만에 10명이 4분 이내 기록을 달성해, 배니스터는 육상 선수들의 심리적 장벽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3월 3일(현지 시각) 로저 배니스터가 88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배니스터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육상 선수이자, 저명한 의사였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육상 전설’ ‘선구자’ ‘영국 스포츠의 아이콘’으로 평했다. 
    배니스터는 1970년대엔 반도핑 테스트를 위한 스테로이드 1차 검사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로저 배니스터가 1954년 5월 6일 1마일 경주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 전력질주로 등교하던 소년, 육상 선수 꿈 키워
    
    배니스터는 1929년 3월 23일 영국 미들섹스 해로우에서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던 집은 트랙 경기장이 있는 공립학교 근처에 있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배니스터의 
    가족은 배스(Bath) 지역으로 이사했다. 배니스터는 집에서 학교까지 매일 전력질주 했다. 그는 곧 학교 크로스
    컨트리(cross-country) 달리기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배니스터는 “나의 달리기 능력은 선물처럼 내게 
    왔다. 그것은 마법같았다”고 말했다.
    
    1944년 전쟁이 끝난 뒤 배니스터의 가족은 런던으로 거처를 옮겼다. 배니스터는 햄스테드에 있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스쿨에 진학했다. 배니스터의 아버지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배니스터와 함께 1945년 웨스트런던 화이트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1마일 경주를 보러 갔다. 배니스터는 후에 “그때 나는 마일러(miler· 1마일 경주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젊은 시절의 로저 배니스터. /트위터 캡처 
    
    배니스터는 17세에 옥스퍼드 엑스터 칼리지 의대에 입학한 뒤 육상 클럽에 가입했다. 배니스터는 옥스퍼드대
    와 캠브리지대의 20야드(18.288m) 경주에 세번째 선수로 출전해 우승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선수 후보에 물망
    에 오르기도 했지만, 나이 제한으로 출전은 무산됐다. 
    
    이후 대학교 육상 클럽 회장에 선출된 배니스터는 코치진 없이 혼자서 훈련을 계속했다. 배니스터는 1950년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밟기 시작했고, 동시에 기록 단축을 위해 차별화된 훈련 방법을 찾
    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인 의학적 지식을 달리기에 적용했고, 오랜 연구 끝에 1마일을 네 구간으로 나눠 
    뛰는 훈련 방법을 찾아냈다. 전력 질주를 한 뒤 2분 간 천천히 뛰는 것을 반복하는 방법이었다. 언론은 코치진 
    없이 훈련하는 배니스터를 ‘고독한 늑대 마일러’라고 불렀다.
    
    ◇ 사상 최초로 ‘마의 4분’ 벽 넘어서…“심리적 장벽이었을 뿐”
    
    배니스터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그는 모든 육상 선수들이 꿈으로만 여겼던 ‘4분’의 벽을 넘어서겠다고 다짐
    했다. 2년간 훈련은 계속됐다. 기록은 점차 단축됐다. 배니스터는 1953년 5월 출전한 1마일 경주에서 4분 3.6
    초를 기록했다. 영국 신기록이었다. 그 직후 출전한 경기에서는 4분 2초를 뛰었다. 역사상 세번째로빠른 기록이
    었다. 
    
    그해 가을, 혼자서 하는 훈련에 한계를 느낀 배니스터는 코치,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기 시작한다. 훈련 강도는 
    높아졌다. 배니스터는 당시 훈련은 “미친듯한 일이었다”고 했다. 
    
    1954년 5월 6일. 25세가 된 배니스터와 그의 동료들은 옥스퍼드대 육상팀과 1마일 경기에 출전했다. 경기 당일
    은 바람이 많이 불고 습한 날씨였다. 기록을 내기에는 이상적이지 못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배니스터는 도전하기
    로 결정한다. 그는 자신의 훈련 방법대로 뛰었다. 결승선을 210m를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를 낸 배니스터는 압도
    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최초로 마의 4분을 깨뜨린 선수가 됐다.
    
    배니스터가 4분 기록은 깬 것은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다. 그가 기록을 낸 뒤 한달만에 10명이 4분 기록을 깼고, 
    1년 뒤엔 37명, 2년 뒤에는 300여명이 배니스터의 기록을 넘어섰다. BBC에 따르면 배니스터는 “4분의 벽은 
    심리적 장벽이었을 뿐, 실제 육체적인 장벽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배니스터가 깬 것은 전 세계 육상 선수의 
    심리적 장벽이었던 것이다. 현재 1마일 경주 세계 최고 기록은 히참 엘 게루지(모로코)가 1999년 7월 7일 로마
    에서 세운 3분 43.13초다.
    
    ◇ 스포츠·의학계서 명성 쌓아…교통사고, 파킨슨병 시련도 잇따라
    
    배니스터는 4분 기록을 깬 경기 다음날, 화가였던 모이라 제이콥슨을 만났고, 그와 이듬해 결혼했다. 배니스터는 
    1954년 12월 육상계를 은퇴했다. 그는 본업으로 복귀했다. 그는 “좋은 달리기 선수가 되기 위해 인생의 나머지를 
    지루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배니스터는 그후 10년간 의학 연구에 몰두했고, 신경학 분야 대가로 
    인정받았다. 
    
      
     
      2012년 로저 배니스터가 자신이 4분 기록을 깼던 
      경기장에서 런던올림픽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 /더 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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